최근 의료계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의료관광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며 각 지방자치단체들도 외국인 환자 유치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구시와 영남대의료원은 공동으로 이미 1천500명의 중국인 의료관광단을 유치했으며 강원도와 강릉시도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시작한 단계. 이 밖에 부산시나 인천시도 중국인 환자유치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지자체들이 이처럼 중국인 환자 잡기에 나서고 있는 것은 그만큼 지방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기 때문. 단순 치료 목적을 넘어 관광을 함께하기 때문에 국내 체류 기간 동안 많은 돈을 쓴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실제 의료서비스를 체험하기 위해 방문한 중국인들은 국내 의료서비스 체험뿐 아니라 쇼핑이나 음식 체험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쌓고 있다. 때문에 각 지자체들의 중국인 의료환자 유치 경쟁은 더욱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병원 자체적인 환자 유치 활동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성형의 메카라 불리는 강남이나 압구정의 유명 성형외과들은 이미 중국 현지에 개원까지 마친 상태다. 중국인 환자 비율도 크게 늘어 비성수기 전체 환자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곳도 있다. 중국인 담당 코디네이터나 홍보직원을 둔 곳도 많다. 물론 중국 환자 유치를 위해 초기 투자해야 할 비용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포화상태인 국내 성형시장을 생각한다면 중국 시장은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중국인 환자가 쉽게 올 것이라 생각한다면 큰 ‘오산’. 막무가내 식의 환자 유치는 오히려 한국 성형시장 전체에 대한 불신감을 높일 수 있다고 의료관광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중국인 환자 유치에 앞장서고 있는 오페라성형외과 윤정주 홍보팀장은 “중국인 환자 유치가 분위기상 활성화 되고는 있지만 중국 내 환자들 사이에서는 관심만큼 한국 성형외과에 대한 불신감도 높다”며 “중국환자를 단순히 매출을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고 유치사업을 진행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많은 병원에서 중국인 환자에 대한 치료수가를 국내 환자 수가보다 훨씬 높게 받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성형수술을 받은 후 중국으로 돌아가 인터넷을 통해 한국인 환자 수가를 확인하고 ‘병원에 사기를 당한 느낌이다’고 밝힌 환자도 있을 정도. 국내보다 높은 중국환자의 수가에 대해 병원 측에서도 할말은 있다.
중국인 환자가 왔을 때 공항 픽업서비스에서부터 시작해 숙소 제공 등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는 부분과 대부분 환자가 에이전시를 통해 들어오기 때문에 에이전시에 지불해야 할 수수료 또한 만만치 않다는 게 병원 측 입장. 이러한 비용들을 계산하면 당연히 국내 수가보다는 높이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오페라성형외과 김석한 대표원장은 “처음에는 중국인 환자에 대한 수가를 어떻게 조절할 지 신경을 많이 썼다. 지금은 병원 이익을 조금 줄이더라도 국내 환자와 거의 동일하게 적용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밝혔다. 갈수록 뜨거워지는 중국 환자 유치 경쟁에서 가장 기본적인 치료수가에 대한 병원 측의 현명한 대처가 필요할 때이다.
[OSEN=생활경제팀]osenlif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