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이나 강남에 가면 비가오나 눈이오나 꼭 볼 수 있는 풍경이 하나 있다. 선글라스를 쓴 채 성형외과를 빠져 나오는 환자들의 모습이다. 이미 성형공화국이라 불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실제 성형수술을 받고 있으며 수술실력도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다수의 외국인들도 수술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상황.
성형을 위해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격히 늘어나며 국내 성형외과들은 중국인 환자를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안면윤곽성형은 한국이 세계 최고라는 인식을 갖고 있어 비교적 단가 높은 안면윤곽술 수술 환자가 많은 편이다. 중국 시장 잠재성을 미리 내다보고 적극적인 중국 마케팅을 펼친 몇몇 성형외과들의 경우 전체 환자 20~30%가 중국인 환자일 정도로 무시 못 할 고객이 됐다.
강남이나 압구정 성형외과에서 중국어 홈페이지와 중국 환자 전담 코디네이터가 있는 곳도 벌써 상당 수 존재한다. 하지만 아직도 제대로 된 중국 환자 상담원이 없는 곳도 많은 상황. 강남 및 압구정에 위치한 유명 성형외과 20군데를 상대로 중국 관련 상담 직원이 있는지 여부를 설문조사 한 결과 전체 35%인 7개 병원에서만 중국어 가능한 상담직원이 존재했다. 3곳은 중국 관련 상담 직원이 프리랜서 식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상담을 위해서는 번호를 알려주고 기다려야 하는 상황. 절반인 10곳 병원은 중국 상담이 불가능했다.
의료관광에 대한 관심은 점점 커지고 있지만 실제 인프라는 아직 많이 부족한 현실. 관련 기관들은 외국인 전문 코디네이터 양성을 위해 힘쓰고 있지만 가끔 발걸음 하는 외국인 환자 한 두 명을 상대하기 위해 외국인 전담 코디를 뽑기는 힘들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어느 정도 마지노선이 맞아야 채용도 할 것 아니냐는 게 그들의 말.
그러나 장기간 중국 환자 유치를 진행한 병원들의 말을 들어보면 어느 정도 투자는 필요한 게 사실이다. 오페라성형외과 김석한 원장(성형외과 전문의)는 “초기 비용투자가 들어간다고 해서 말뿐인 외국인 환자 유치에 나선다면 되돌아 오는 결과물은 좋지 않을 것이다.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외국인 환자가 한 두 명씩 내원하고 신뢰가 쌓이면 병원 운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외국인 환자 유치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중국인 환자가 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병원들을 신뢰할 만한 충분한 자료가 없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시술 후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도 간혹 발생해 의심 많은 중국인 환자들은 병원선택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대체적으로 중국인 환자가 몰리는 몇 개의 성형외과를 보면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실제 중국인 시술 영상이나 사진 등 정보가 홈페이지에 많이 게재된 상황. 중국 환자 유치를 희망한다면 이러한 신뢰를 줄 수 있도록 초반 투자가 필요한 것이다.
단순 정보 전달을 넘어 수술 후 케어나 관광서비스까지 혼합해 환자에게 충분한 만족을 줄 수 있다면 중국인 환자유치가 힘들지만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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