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지역을 뛰어넘어 국가간 장벽은 빠르게 허물어져가고 있다. 국가간 장벽이 무너지며 활발한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는 분야도 많다. 지난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47조원 규모에 이르는 원전수주를 따낸 것은 그 대표적인 사례. 최근에는 이러한 건설이나 제조업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해외진출이 시도되고 있다. 그 중 관광과 의료산업은 눈에 띄는 부분. 특히 외국인 의료관광 분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이는 세계적인 관심사가 과거 의식주 문제에서 점차 건강과 뷰티 그리고 여가활동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의 성형이나 치과 피부 등 치료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 충분히 시장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도 중요한 이유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조사에 의하면 지난해 1월~4월까지 국제의료서비스협의회 소속 주요병원을 찾은 실제 외국인 환자는 9 075명으로 2008년 6 872명에 비해 32.1% 증가했다. 내원한 외국인 환자는 미국인 환자가 3 043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중국(432명) 일본(389명)이 따랐다. 아랍과 러시아 환자는 2008년 대비 가장 크게 증가해 새로운 의료관광시장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의료관광산업의 성장에는 정부와 지역단체의 관심과 지원도 큰 역할을 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는 병원들과 관련 업체들의 무분별한 의료관광 행위를 막기 위해 의료관광 업체 및 기관 등록제를 도입한 상황. 또한 유명 병원들이 집중된 서울 강남구는 자체적인 의료관광 담당부서를 설치해 실질적인 의료관광 서비스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외국인 환자가 매출과 직결되는 의료기관의 관심은 이보다 더하다. 이미 많은 병원들이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해 유치기관과 협력하거나 자체적인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몇몇 곳은 아예 외국지사를 차리거나 외국 병원들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며 의료관광시장 개방에 대비하고 있다. 강남에 위치한 오페라성형외과도 이러한 의료관광에 적극적인 병원 중 한 곳. 특히 이 병원은 중국인 환자 유치에 대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미 중국에 지사를 둔 한국의료서비스 등 유치업체들과 협약을 통해 실질적인 외국인 환자 유치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자체적인 중국 홈페이지를 제작해 운영 중이다. 또한 지난해는 중국 청도에서 성형외과를 운영 중인 김광일 원장 외 10명의 의사들을 초청해 성형세미나를 개최했으며 원장들이 수시로 중국을 넘나들며 시장조사와 협력관계 유지에 힘쓰고 있다. 오페라성형외과 김석한원장(성형외과 전문의)은 “아직 많은 외국인 환자가 내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점차 외국인 환자의 문의나 시술이 늘어나고 있다”며 “앞으로 외국인 의료관광 수요가 늘어날 것을 대비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투자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성형분야에서 한국은 충분한 시장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김원장의 말. 하지만 외국인 의료관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아직 국내 의료인프라를 외국인에게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 매개체가 없다는 점이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환자들은 대부분 에이전시가 소개 해준 병원을 통해 의료서비스를 받는 현실. 자발적으로 정보를 얻어 입국하는 환자는 극히 드물다. 병원들이 정작 외국인 환자를 감당할 수 없는 문제도 크다. 외국인 환자를 전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의사소통이 능숙한 코디를 갖춘 병원은 손에 꼽을 정도며 의사들 또한 통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0년에도 한국을 찾는 외국인 환자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양’적인 성장과 함께 ‘질’적인 성장이 뒷받침 되야 국내 의료관광이 세계 무대에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OSEN=생활경제팀]osenlif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