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귀향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분주하다. 하지만 3일 밖에 되지 않는 짧은 설 연휴 때문에 귀향을 포기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지방이 고향인 직장인 김현정(28 여)씨도 그 중 하나다. 김씨는 “연휴가 너무 짧아 고향에 가는 것을 포기했다. 집에는 미리 다녀오고 연휴 때는 남자친구와 함께 스키장에 갈 예정이다”라고 연휴계획을 밝혔다. 귀경을 포기하고 다른 계획을 준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짧은 연휴로 극심한 교통혼잡이 예상되기 때문. 열차나 비행기표를 구하지 못하면 3일 중 2일은 차 안에서 보내야 하는 곤란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교통문제와 함께 이번 설 연휴 귀경을 막는 또 하나의 장애물은 바로 발렌타인데이. 설날 당일인 2월 14일이 발렌타인데이와 겹치는 까닭에 애인을 둔 사람들은 가족과 함께 명절을 보내느냐 연인과 함께 기념일을 보내느냐의 고민에 빠져있다. 물론 설날에 담긴 의미를 생각하면 귀경은 당연한 일이지만 명절에 대한 의미가 옅어진 젊은층에겐 꽉 막힌 고속도로 차 안보다 한가로운 도심 속 연인과 데이트에 무게가 실린다. 이처럼 귀경을 포기하고 데이트를 선택한 젊은층을 노린 마케팅활동 역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서울 각 호텔들은 2월 초~ 중순까지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패키지 상품을 구성하여 예약자를 받고 있으며 액세서리나 선물 관련 업체들은 사연응모나 추첨 등을 통해 상품을 제공한다. 꼭 연인과의 계획이 아니라도 가족이나 개인으로 다양한 연휴 계획을 세운 경우도 많다. 해외여행 관련 전문업체인 모두투어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에 여행을 떠나려는 예약자가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또한 설이 가까워 올수록 예약자는 늘어가고 있는 상태다. 관련 전문가들은 해마다 명절 해외여행객이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 기성세대들의 인식이 “힘들게 제사를 지내기보다 가족끼리 소중한 추억을 만들자”는 식으로 바뀌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여행사뿐 아니라 병원가도 설 연휴 수술이나 치료를 받기 위한 사람들의 문의나 예약이 급증하고 있다. 평소 시간적 여유가 없는 직장인들에게 3일이란 기간은 어느 정도 회복시간이 필요한 성형이나 피부 시술을 받는데 적절하기 때문. 때문에 유명 병의원들 같은 경우 설 연휴 예약을 하지 않고 방문했다가 헛걸음을 할 수도 있다. 강남역에 위치한 오페라성형외과 김석한 원장은 “쌍꺼풀수술과 같은 보편적인 성형수술은 회복기간이 오래 걸리지 앉아 연휴를 이용해 수술 받을 경우 충분히 회복한 후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며 “명절에 맞춰 수술을 계획한 환자들이 상당 수 있기 때문에 매년 병원에서 명절을 보내고 있다”고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특별한 계획이 아니어도 평소처럼 영화를 보거나 맛집을 찾는 데이트 족들을 위한 개봉영화나 이벤트도 풍성하다. 주목을 받는 영화 중에서는 28일 개봉한 김정은 진구 주연의 식객2와 다음달 11일 개봉을 앞둔 주윤발 주연의 ‘공자-춘추전국시대’ 등이 있다. 또한 크리스피 크림 도넛이나 GS25 등에서는 발렌타인데인을 맞이해 이벤트를 진행한다 떡국 한 그릇과 초콜렛을 놓고 갈등되는 이번 설 연휴를 무의미하게 보내지 않기 위해서는 빠른결정과 계획이 필요한 때이다. [OSEN=생활경제팀]osenlife@osen.co.kr